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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경제를 위한 동아시아 시민학교' 마지막 프로그램인 태국 동북부 지역 답사를

지난 2014년 10월 21일 부터 28일까지 다녀왔습니다. 

함께 참여하였던 광명시민신문 강찬호 기사가 쓴 답사기를 올립니다. 

이 기사는 광명시민신문에서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http://www.kmtimes.net/news/articleView.html?idxno=15741




경제위기가 와도 우리는 넘어지지 않는다.
[태국 동북부지역 답사연재(3)] 시사아속 공동체를 둘러보다.
newsdaybox_top.gif2015년 01월 02일 (금) 12:20:31강찬호 btn_sendmail.gif okdm@naver.comnewsdaybox_d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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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웡디 스님은 평온했다. 일행을 따뜻하게 환대했다.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진 후, 다음 순서로 르웡디 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르웡디’는 태국말로 ‘광활하다’라는 뜻이란다. 식사를 했던 곳으로 다시 갔다. 르웡디 스님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환대했다. 편안한 미소와 말씀은 그 자체로 평화였다. “식사 맛있게 먹었나. 여기서 뭘 보고 싶나.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정말 작고 작은 마을이다. 공동체이고 한 가정이다. 이 곳 사람들은 가슴에 종교심을 품고 있다. 마음속에 정기를 품고 있다.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누구나 와서 살아간다. 마음의 평온함이 목적이다. 이곳은 자연만 있다. 아무것도 없다. 평온함이다. 서로 나눠주는 곳이다. 자기 자신만이 목적이 아니다. 이곳은 음식, 옷, 집, 자급자족이 갖춰져 있다. 외부에서 가져 온 것이 없다. 삶 영위하기 위해 작고, 간결하고, 평온하다. 화학비료 사용하지 않고 식량 등 먹거리를 자급자족한다. 외부 패션도 없다. 외부에서 천을 사와 자신의 옷을 만들어 입는다. 집도 자기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집이다. 더위와 비를 피할 정도이면 된다. 필요한 짐, 물건은 주위 자연에서 채취해 이용한다. 약도 자연에서 심어서 채취한다.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찾는다. 서비스 이용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식생활이 케어 되고, 교육도 케어된다. 유치, 초등, 고등, 기술교육대학과정이 있다. 지금은 방학이어서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스스로 자립하는 것을 익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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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아속 마을의 집 풍경(아래) 공동체 모든 식물은 약용, 식용으로 사용된다.(위)

이어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 아속에서 ‘속’은 슬프고 힘든 것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지복(행복)’에 가깝다. ‘아속’은 우리의 삶은 하나다라는 의미다. 시사아속은 시사캣 지역의 아속으로 지명을 딴 것이다. 포티락(Phra Phothirak) 스님에 의해 1971년 불교 개혁운동으로 시작된 아속은 그 분의 철학을 따르는 불교공동체이다. 아속은 처음에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었고, 절에 찾아오는 이들을 주 대상으로 시작했다. 이후 채식하는 등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아속은 9개의 지역아속이 있고, 크고 작은 것을 포함하면 20여 곳의 아속이 있다. 현재 시사아속에는 80가구 200명 정도의 주민들의 거주하고 있다. 공동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곳에 아이들은 티브이나 신문을 다 같이 보고 알게 한다. 이해하게 한다. 이곳의 방식대로 작은 것도 알게 하고 이해하게 한다. 공동체에 대한 ‘단골질문’도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공동체와 사유재산의 관계였다. 시사아속 공동체에서는 사유재산이 필요 없다. 개인적으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음식, 교육, 치료, 옷 등을 자체 생산하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자산은 마음으로 함께 시작하고 노동을 통해 유지해왔다. 지금은 거대한 규모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지만, 초기에는 바나나 한 쪽도 나눠 먹을 만큼 가난하게 시작됐다. 시사아속 공동체에서 쉬고 싶고 머물고 싶은 이들은 먼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공동체에 머물기로 결정하면 땅을 제공하고 거기에 집을 짓고 살게 된다. 공동체에서 노동은 누가 짜주지 않는다. 마음가는대로 하면 된다. 공동체에서 생산된 물건은 우선 자급하고 남는 경우 외부에 판다. 판매된 수익은 공동체를 위해 사용된다. 이 공동체에는 차량도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한다. 39년된 시사아속의 갈등해결 방식은 무엇일까. 갈등이 생기면 다 같이 모여 의논하면 해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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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끼 먹는 식사 시간은 즐겁다. 식사 전 가벼운 감사 기도.

자못 진지한 질문도 이어진다. 개인이 자기 욕심을 버리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 가능하다면 그 힘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공동체 생활에 따른다. 담배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다. 설법 듣고 남을 위해 어떻게 음식을 나눠주는지 배운다. 이곳의 상황, 환경에 따라 사람들은 바뀌어 간다. 육식을 금하는 것은 살생을 금하기 위함이다. 은혜, 생명존중, 자비심이다. 내 육을 위해 상대 육을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갈등이 있는 경우는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는지’ ‘마음의 주인인지’ 묻는다. 내부 상황을 공유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최종적으로 부처님이 있는지 묻는다. 육식하지 않고, 정욕을 품지 않는다. 부처님을 따라가는 삶이다. 함께 일하고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곳만의 삶이나 상황이 있는 것이다. 5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일로 여긴다. 작은 계율들은 없다. 나이가 있거나 어린 아이들, 일을 못하는 사람이나 미련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 타인을 위해 일하는 것을 약속한다. ‘머리 따로, 마음 따로’처럼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기다려준다. 5계를 실천하지 못해도 스스로 나아가도록 있는 사람들이 기다려준다. 시사아속은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허락되는 만큼, 5계를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집 지을 땅이 다 없어지기 전에 그곳에 머물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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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 건강을 위해 운영하는 디톡스 프로그램은 참여자들로 붐빈다.

르웡디 스님과의 대화 시간은 감동적이었고,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 질문도 끝없이 이어질 태세였지만, 전체 일정상 마무리를 해야 했다. 르웡디 스님은 “세계 경제가 침체하게 되면 기존 사회에서는 ‘필요’를 빌려오거나 채워야 하는데, 우리는 돈이 필요 없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는다.”라며, 자급자족하는 아속공동체의 의미를 짚어주었다. 스님은 맺음말로 “엔지오, 학교, 지역사회, 협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여러분들은 훌륭하다. 배우러 와서 감사하다. 사회를 위해 일한다. 사회를 위해 일할 때 돈이 필요 없다. 가슴 속에 굳은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포티락 스님도 10명으로 시작해 커졌다.”라며, 일행을 격려했다. 스님과 대화 후 일행들은 마을병원을 방문했다. 마을에는 병원이 두 곳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병원을 둘러보던 우리 일행들은 예기치 않은 호사를 누렸다. 간단한 척추교정시술을 받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주민은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땀을 흘려가며 해당 시술을 해주었다. 일행들은 서로 웃어가며, 그리고 시술을 도와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호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스님과 대화했던 그리고 식사를 했던 그 공회당으로 다시 가서 일행들은 나란히 누웠다. 이번에는 귀지를 빼내는 시술이었다. 귀에 기다란 막대를 꼽고 불을 붙이면 그 연기가 타들어가면서 귀지를 빼내는 시술이었다. 일행들은 양쪽 귀의 귀지를 빼내며, 서로의 귓속에 그렇게 많은 귀지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시술에 신기해했다. 시술 중에 바람이 갑자기 불어와 불이 꺼지기도 했고, 바람을 피해 장소를 이동해가면 시술을 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바람과 소나기는 이국에서 만나는 어떤 변덕처럼 느껴졌다. 날씨는 그랬지만, 두 개의 시술 체험은 우리 일행들에게 이완의 휴식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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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설겆이는 각 자 한다. 준비된 물통 순서에 따라 설겆이를 하면 된다. 물낭비가 거의 없다.


시사아속에서의 또 다른 에피소드는 독일친구 아일락과의 짧은 만남이었다. 아일락은 박혜영씨와 동갑내기였다. 혜영씨나 아일락 모두 시사아속을 방문한 친구들이다. 우리 일행이 방문할 즈음, 이들도 이곳을 찾은 것이다. 이날 혜영씨도 처음 아일락과 인사했다. 둘은 또래로 금새 친해졌고, 영어로 소통했다. 함께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시술 체험도 했다. 아일락은 예전에 시사아속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방문한 것이다. 아일락은 독일 발도로프학교 출신으로 공동체, 영성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오후 일정은 이렇게 훌쩍 지나갔다. 저녁 식사는 오후 5시였다. 하루 두 끼 식사였다. 아침처럼 푸짐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푸짐하고 넘치는 식사였다. 식사 후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예정된 저녁 일정이 7시에 시작됐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 1층에 모임 공간이 있다. 시사아속에 대해 본격적인 브리핑의 시간이었다. 시사아속을 소개한 현지 영상물을 시청했다. 이어 시사아속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교사하다가 공동체 활동가로 머무는 분이었다. 27년째 살고 있다. 한국에도 두 번 방문했단다. 그는 초기에 어려웠던 시기를 회상했다. 바나나 1개로 네 명이 나눠 먹었다. 버섯 1킬로로 4일을 먹었다. 당시에 근면하지 못한 이들이 공동체에서 부터님의 삶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한다. 지금은 600라이 규모로 성장했다. 1라이는 40제곱미터이다. 채소, 작물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공동체가 먹을 것을 먹고 남은 것은 판매도 한다. 100여 가지 약재도 생산하고 있다. 이 공동체에서 졸업하고 석박사 과정을 거친 후 의사가 되어 다시 마을로 돌아 온 이도 함께 배석했고, 우리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시사아속의 목표는 자립이고, 그것을 통해 마음과 삶의 평화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공덕을 실천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주어진 환경에서 해결하고, 다른 문제들도 주어진 상황에서 해결해간다. 포티락 스님이 시작했고. 제자들이 각 지역에서 이어가고 있다. 부처님이 맨 위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평등하다는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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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 미생물을 연구하는 주민들로 부터 안내들 받았다.

시사아속의 학교는 유치, 초등, 중고등, 기술대학 과정으로 이어진다. 학교에서 공동체의 성장을 배워간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삶의 과정을 같이하면서 배운다. 학생들은 매주 정기회의에서 문제를 해결해간다. 민주적으로 운영한다.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자립능력을 키워간다. 학생들은 스스로 개선해나가는 자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배운다. 인내심을 배워 나간다. 학생들은 어디에서나 공부가 가능하다. 논에 가서 수학을 배운다. 학교와 학교 밖의 경계가 없다. 학생들은 전국에서 온다. 7개 지역에 아속학교들이 있다. 학생들은 배움을 통해 공동체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공동체 사람을 믿는 법을 배운다. 받는 것 보다 나눠 주는 습관을 배운다. 마음도 몸도 공동으로 돌보고 함께 가꾼다. 시사아속은 마을, 사원, 학교가 함께 성장 발전해간다. 마을 공동체의 최고 목표는 더 나눠 주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을 믿는 것보다, 서로를 믿고, 그 곳에서 자신감을 발전시켜나간다. 시사아속 시스템을 배우러 많이 방문한다. 시스템을 갖춰 놓고 외부에 전파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16개국에서 시사아속을 방문했다. 그 중 한국에서 많이 방문했다. 건강에 대한 욕구도 높다. 디톡스라고 독소를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가지 해독약을 이용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3회, 3일을 복용한다. 밥은 먹지 않고 깨끗한 물만 복용한다. 민들레학교, 곡성평화학교 학생들이 많이 다녀갔다. 이곳에서 배우고 익히고 생산해보고, 전파하는 경우도 있다. 곡성평화학교의 경우 해독 프로그램을 배워가서 적용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사아속에 대한 설명을 한 시간 동안 들은 후, 우리 일행은 2층 숙소로 향했다. 다음날 일정은 5시30분 기상해, 6시에 농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각자 휴식을 취하고, 세면도 하며 하루 일과를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침대에 누워 하루를 복기했다. 잘 먹고 잘 쉬었다는 느낌이었다. 공동체 사람을 만나며 끊임없이 하루 일정이 진행됐음에도, 잘 쉬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시사아속 공동체와 사람들이 주는 편안함 느낌,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환대의 느낌을 듬뿍 받았다. 혜영씨와 아일락을 우연히 만나는 에피소드는 ‘공동체 여행자’로 기억됐다. INEB과 PVN 활동가들은 일행들의 의견, 요구를 들어가며 일정을 조정하려는 민주적 운영에 대한 노력도 인상적이었다. 시사아속에서의 온전한 하루는 매우 더디게 갔다. 새벽에 일찍 시작된 일상도 일상이지만, 바삐 살다가 느린 삶의 터전에 놓인 느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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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아속에서 운영하는 과수원을 둘러봤다.

10월23일(목) 태국 방문 3일째다. 여행의 피로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닭 우는 소리 말고도,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목소리 때문이다. 건강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 마을 사람들은 새벽을 일찍 시작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잠을 깨웠다. 공동 세면실에는 건강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이 다들 모여 족욕을 했다. 한쪽에서는 족욕에 사용되는 약초물을 끓이고 있었다. 몇몇의 주민들은 세면을 했다. 한 쪽에서는 이삼십명이 모여 건강체조에 열중하고 있었다. 새벽 곳곳의 풍경들이다. 우리는 세면을 하고 일행들이 다 모일 때까지 차, 과자, 바나나 효소를 마시며 티타임을 가졌다. 우리가 모여 있으면 차를 내와 마시도록 배려해 준 탓이다. 마을 곳곳에는 허브가 심어져 있고, 그 나머지들도 다 약재, 약초들이다. 

예정대로 6시부터 일행들은 마을 곳곳을 방문했다. 약초 재배지도 둘러봤다. 길가 약초들에 대한 안내도 들었다. 새로운 약재 공장이 신축되고 있었다. 준공돼 공장이 가동되면 해외수출도 하게 된단다. 공장 자재는 한국에서 수입해 지어지고 있다는 귀뜸이다. 정미소, 퇴지 공장도 둘러봤다. 두부, 쥬스 등을 생산하는 음식공장도 건축 중이었다. 학교, 공장 등 시사아속 공동체는 계속 확장되는 과정이었다. 규모도 예상보다 훨씬 컸다. 그만큼 공동체는 자립기반이 안정돼 있었다. 공장 설립 등 정부에서도 와서 도와주지만, 원칙은 내부 주민들이 스스로 배우고 익혀서 설립하고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미생물 연구가로부터 천연퇴비를 생산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안내를 받았다. 한살림 등 국내에서도 유사한 방법들을 적용하고 있다. 비슷한 고민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과일농장도 방문했다. 과일농장은 마을과 떨어져 있었다. 차로 10킬로 정도를 이동했다. 과일농장은 300라이 규모였다. 방대한 농장이다. 파파야, 자몽, 코코넛, 바나나 등 다양한 열대 과일들이 자라고 있었다. 농장을 구입한지 20년이 됐다. 고정 관리인이 3명이다. 나머지는 공동체에서 지원된다. 농장을 둘러보고, 마을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시사아속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쇼핑센터(슈파마켓)을 방문했다. 마을입구 도로변에 마켓이 있어 외부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 많은 공동체가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아속은 지역사회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쇼핑센터는 1층이지만 규모는 컸다. 마을에서 생산된 생산품들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판매했다. 마을 학생들이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일행들은 간단한 쇼핑을 통해 현지 생산품을 구입했다. 가격이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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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헤어짐을 뒤로 해야 했다.(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판매장은 규모가 컸다.(아래)


우리 일행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 이곳을 떠날 채비를 해야 했다. 여느 때처럼 스님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기도하고,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아침은 늘 풍족했다. 포만감을 매번 느꼈다. 무릎을 꿇은 채 스님 앞으로 기어가 인사를 건네는 현지 주민들을 보면서, 주민들이 스님에게 보내는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 후 르웡디 스님과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반가웠다. 주민, 사회를 위한 일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인연이 되면 다시 보자. 안전과 안녕을 기원한다.” 짧은 인사를 건네 뒤, 스님은 일행들 한 명 한 명에게 선물을 건넸다. 스님과 인사 후, 일행들은 숙소로 돌아와 각자 짐을 챙겼다. 오전11시. PVN에서 준비한 간단한 선물을 현지 관계자에게 증정하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밴에 몸을 실었다. 

시사아속은 자체로 독특했다. 공동체에 대한 한 전형을 보여주었다. 일행들은 각 자 어떤 인상을 가슴에 두는 듯 했다. 자급자족 공동체로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고, 공동체가 주는 편안함으로 인해 개인적 존재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연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립하는 공동체로서 시사아속은 성공 모델이다. 우리와 다른 나라이고, 불교 나라라는 차이가 있지만, 부러운 곳이었다. 일행들은 불교적 세계관과 공동체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와 같은 리더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나라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경우, 그런 영적 지도자가 누구일까라는 질문, 의문을 제기하곤 했다. 시사아속은 대안 공동체를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실존하는 공동체로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11시 출발한 밴은 두 시간정도 달렸다. 당초 없던 일정이었지만, 중간에 일정을 잡았다. 멀지 않은 곳에 아속이 한 곳 더 있다는 정보를 들었고, 온 김에 한 곳을 간단하게라도 더 둘러보자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사전에 없던 일정이라 운전자도 물어물어 그곳을 찾아 들어갔다. 우본 라차타니 지역의 아속이었다. INEB 활동가 몬씨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현지 아속 마을은 시사아속과는 달리 더 독특했다. 무슨 예술 마을과 같은 곳이었다. 곳곳에 집이 바위 위에 지어졌고, 배 모양을 하고 있었다. 노아방주를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노아방주처럼 모든 생명을 구하기 위한 염원이 담긴 발상이었다. 일행이 방문한 날에는 마을 주민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유명 고승이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어서, 마을 주민들이 보이지 않았다. 시내 은행도 휴무였다. 이날부터 10일간 채식을 하며 보내는 특별한 수행기간이었다. 이 마을 중심부에는 독특한 건축물이 있었다. 학교 건물이고, 기숙사, 도서관, 강당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비인가 대안학교 형태와 유사했다. 거대한 나무가 높게 솟아 있고, 학교 건물과 연결된 독특한 성 모양의 건물이 솟아 있었다. 개미굴 모양의 미로를 따라 일행은 꼭대기로 올라갔다.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 미완의 건물이었다. 건물 꼭대기에는 전망대였다. 사방의 전망이 장관처럼 펼쳐져 있다. 평원의 툭 트인 전망이 파노라마의 장관을 이뤘다. 메콩간의 지류인 ‘분’이라는 강과 연결된 지류가 마을 옆을 지났다. 인위적으로 물길을 끌어 들인 곳도 있었다. 마을에 서있는 거대한 부처상도 조망됐다. 전망대를 둘러본 후, 일행은 학교건물을 타고 1층 강당에 모였다. 현지 아속 안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일행은 시사아속을 둘러본 소감을 나누기로 했다. 각 영역에서 온 12명의 활동가들이 나누는 12가지 생각 나눔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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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아속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라차타니아속의 마을은 독특했다. 예술적 감각으로 지은 조형물(위), 배 모양의 집이 많았다. 마을 중앙에는 마을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서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은 장관을 이뤘다.(아래)

‘생각 이상으로 공동체가 구축돼 있었다. 자급자족 놀랍다. 공동체 모델, 새로운 상상의 계기가 됐다.’ 
‘시사아속에서 잘 먹었다. 밥, 반찬 다양했다. 충분하게 먹은 느낌이다. 40년 성장의 역사가 궁금하다. 마을 구성원들의 생각, 마음이 궁금해졌다.’ 
‘공동체로 모이게 하는 힘, 지속시키는 힘이 무엇인가 궁금하다. 초기 구성원들의 희생, 모이게 하는 힘, 종교적 영성, 안정된 기반도 갖춰져 있다. 공동체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 궁금증이 더 많아 졌다. 주민들 이야기도 궁금하다.’ 
‘시사아속 오래전부터 공부해왔다. 자립 기반에 놀랐다. 시사아속의 자립은 획기적이다. 인도 오르빌의 경우 유네스코와 공동기획으로 만들어졌지만 60퍼센트 자립이다. 반면 시사아속은 태국의 농업과 기후조건에 기반해 있다. 한국에서 가능할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반면 라오스 등 동아시아 지역은 더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태국은 단일 종교 기반이고, 한국은 다양한 종교 기반이다. 어떨까.’ 
‘39년의 역사, 소승불교, 대승불교의 전통이다. 공동체를 이끄는 노력이 돋보인다.’ 
‘자연적인 삶, 스스로 사는 삶, 인사하는 모습 정겹다. 서로 업무, 마음교류 모습 좋다.’ 
‘자립이 지속, 지탱이 힘인 듯하다. 손님 환대하는 문화 인상적이었다. 자립 뛰어넘는 풍부함이 있다. 먹거리 풍족했다. 몸무게도 늘었다. 즐겁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다시 방문하고 싶다.’ 
‘잘 먹었다. 맛보고 싶어서 다 먹어, 많이 먹게 됐다. 토착식물 보존 유지되는 모습 인상적이었다. 연구하고 적용해가며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개발하는 모습이다. 우리도 우리 것들이 많았을 텐데...육식의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모색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20여개 공동체 네트워크 대단하다. 영적, 종교적 기반에 밖으로 열려있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이곳 탄탄하다. 다시 방문하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공동체가 있다. 그런데 외부에서 오해하는 시선이 있다. 채식하고 새벽 4시 기상하고 편안하다. 유사한 공동체 있다. 해외지부도 만들고...개인적으로 해독, 약품, 약초에 관심이 많았다. 다시 배우러 오고 싶다. 라오스에도 아속 지부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존경받는 스승의 존재, 감화된 스님의 존재 인상적이었다.’ 
‘무소유를 통해 모든 것을 소유하는 공동체였다.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를 잘 하는 것, 나누는 것을 배웠다. 종교, 영성, 스승 등 공동체를 이끄는 힘이 존재했다. 편안했고, 느긋했고, 휴식의 느낌이었다.’ 
‘말로만 들었는데, 상상하는 것과 달랐다. 강요하지 않고 맘에 드는 일을 선택해서 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40년의 역사, 40년 후의 역사가 궁금했다. 편안한 스님의 미소를 나라면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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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차타니 아속에서 운영하는 시내 식당.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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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차타니 아속에도 학교가 있었다. 학교 건물 1층에서 휴식 겸 아속공동체 방문에 대한 평가회를 가졌다.


일행은 시사아속의 생활 소감을 나눈 후, 라차타니 아속을 떠났다. 두 개의 아속을 거친 일행은 또 하나의 현지 경험을 갖게 됐다. 오후 2시30분 아속을 나와, 비포장 도로를 지나, 현지 마을길을 지나, 간선도로를 달렸다. 그리고 시내 어느 식당을 방문했다. 늦은 시간의 점심식사였다. 큰 규모의 식당이었고, 뷔페식이었다. 한 쪽에서는 라이브 공연 무대도 있고,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라차타니 아속에서 운영하는 현지 식당이었다. 늦은 점심에 일행들은 이곳저곳을 돌며, 푸짐하게 메뉴를 들고 왔다. 맘껏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라이브 공연무대의 주인공으로 아이들 공연도 있었다. 재롱을 떨고,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마냥 귀여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의 지도하에 무대 발표를 했다.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다. 식사 후 식당에서 운영하는 매점을 들러 간단한 쇼핑을 했다. 그런데 일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식당 입구에서 기다리는데, 조금 후, 일행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났다. 어디 있었냐며, 포티락 스님과 일행이 식당을 방문했다는 것이고, 스님을 알아봐서,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는 자랑이었다. 시사아속을 경험한 후여서, 일행들은 포티락 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이미 있었고. 직접 만나는 영광까지 얻었으니, 그 우연의 기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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