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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낯설던 때가 생각납니다. 넓은 길, 흙먼지, 무성한 풀들, 뜨거운 태양 - 보다 더 나를 낯선 이방인으로 만들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었습니다. 라오인들은 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어디를 가나 쳐다보았고 저는 도무지 그 시선들이 적응되지 않아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치안문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라오인들을 바로 보지 못한 나의 태도와 무지 때문이었습니다. 나름대로 후아이사이라는 동네에서 적응해 살아가던 저는 귀국을 한 달 앞둔 11개월 째, 처음으로 옆 가게 가족들과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레 초대받아 그들의 가족여행에 ‘객’으로 끼게 된 것이었는데, 그들은 꼭 한 가족처럼 준비해 온 음식들을 나누고 함께 시간 보내기를 불편해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날 이후로 라오인들을 파견된 나라의 사업적 대상이나, 우리가 누군가에게 소개해야만 하는 ‘나와 다른 누군가’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 옆집 아주머니인데 세 딸을 둔 엄마, 앞집 커피숍 청년인데 늦둥이 동생을 갖게 된 언니로 있는 그대로,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귀국을 하면 너무 기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남은 한 달을 보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가장 그리웠던 것은 계산되지 않은 순수한 표정들이었습니다. 불빛 없는 거리의 어두운 밤하늘과 달빛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 여유로움과 너그러움, 고요, 평화였습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마음도 분주하지 않을 때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진정한 침묵을 후아이사이에서 경험했습니다. 그런 급하지 않은 얼굴들을 그 동네에서 늘 보며 지냈습니다.

  귀국 후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들 사이에서 분주한 것인데, 순간마다 되묻습니다. ‘너, 라오스에서 배운 것 잊지 않고 있니?’ 하고. 한국인들이 찾는 여유는 5일, 6일 일하고 하루 이틀 유원지나 술집에서 한 숨 돌리는 것을 의미할 때가 많은데, 제가 배운 여유는 그렇게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삶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물음이었습니다. 라오스에 다녀와 A에서 B로 바뀌었다, 저는 그렇게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속에 있는 많은 것들이 녹았고, 더 녹아야 합니다. 그 계기가 된 후아이사이를 사랑합니다. 

2016. 2. 박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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