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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리지 평화마을 순례 여행 감상문


김영연_아이건강연대

  "호혜경제를 위한 동아시아 시민학교"의 일환으로 시민학교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태국 동북부의 시사아속, 쿠춤, 인팽네트워크를 방문하고 돌아 왔다. 10월에 21~28일 일정으로 다녀오면서 한국에서의 쫓기고 지친 생활에서 잠시 쉼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사실 당일에도 나는 많은 일처리를 해결하고자 공항에도 늦게 도착하고 점심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일단 수속을 마치고 끼니를 때우고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라면 한 그릇 후딱 해치우고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오르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나는 다시 컴퓨터를 켜고 못한 일을 꼭 하고 태국에 도착하겠다는 일념으로 막상 일을 시작하다가 순간 이건 내가 너무 하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과 중간에 일을 해결하는 시간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컴퓨터를 다시 접었다, 잠시 졸다가 일어나니 태국 공항에 도착했고 내리자 마자 간식거리를 답사팀에 하나씩 기분 좋게 나눠먹고 현재 INEB 공동체 가이드와 통역을 해줄 황보주철씨를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새벽시간인데도 태국 공항은 많은 여행자들도 분비고 있었다. 
  몇 년전 나 유네스코 학술 심포지움에 논문을 발표하러 선배와 단둘이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유네스코가 표방은 교육의 큰 주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교육’이 테마였다. 그때는 가이들 없이 선배와 둘이 논문 발표를 하고 바로 태국 시내를 별다른 사전 계획 없이 돌아다녔다. 물론 태국 시내 관광명소를 두루두루 다니며 태국의 화려한 불교 문화를 탐방하고 귀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공동체 마을 탐방은 동아시아의 공동체 운동과 대안 경제라는 초점을 두고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동체 운동을 시도하다가 결국 잘 해내지 못한 운동적 실패와 좌절 그리고 인간에 실망 등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나에게 그리 흥분된 주제는 솔직히 아니었다. 
  공동체는 근대화 이전까지 오랫동안 인류가 이어온 삶의 관계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세기 우리 사회는 식민지배와 전쟁을 경험하고 반세기 만에 압축적인 근대화과정을 거치며 지역과 마을의 공동체가 급격하게 해체되어 갔으며, 물질중심의 경제성장 과정은 인간성 파괴와 물질 숭상으로 인한 사회적 지속성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과 논의로서 공동체운동이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되어 확산․분화․통합하는 발전과정에 대중 속으로 가깝게는 파고든 주제는 먹을거리를 중심의 공동체를 구현하고자 했던 생활협동조합이 있고, 대안적인 교육 내용과 과정을 중시하는 대안교육공동체, 지역공동체운동 등이 진행되어 오고 있다. 공동체운동은 고도의 산업화, 도시화로 해체된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고, 생활세계를 재구축하여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대안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이다. 근래 들어 공동체운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이제는 국내 뿐 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연대로 이어가는 듯하다. 지속가능한 생태적공 동체의 요소 뽑자면 교육, 생계, 문화로 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학교와 마을을 함께 만들기 위한 중심에 학교가 있다.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을자립과 연계해서 생태적 생산을 하는 마을을 만들고 학교, 집, 작업장, 기업이 마을 내에 혼재하여 교육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진정한 공동체마을을 만들고자 했던 우리나라의 각종 대한 학교들의 운동적 성행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 속에 탐방한 아속(Asoke) 공동체와 인팽 공동체의 모습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생태 또는 생명주의 교육에서의 중요한 지점이 마을 속에 살아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노작 교육이고 또 하나는 영성교육이었다. 사실 이러한 관점은 처음부터 갖게 된 것은 아니다. 피스빌리스네트워크에서 감상문의 관점을 교사였던 나에게 교육적 관점을 가지고 원고를 부탁했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으며 찾으려 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속(Asoke) 공동체 운동은 1970년 태국의 승려 프라 포티락(Phra Photirak)에 의해서 창설되었고, 현재 태국 전역에 37개의 아속이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며, 태국 주류사회의 능력 만능주의(Meritocracy)를 비판하며 사회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공덕을 쌓아야 한다는 공덕주의(Meritism)를 실천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적게 취하고 가능한 한 많이 나누어 주라”는 실천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공동체라고 한다. 이 공동체는 그동안 경제적 위기 속에 무수히 실패했던 많은 공동체와는 달리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때 태국 경제가 완전히 붕괴직전까지 갔을 때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공동체 속에서 느꼈던 것은 누구나 노동하고 있으나 누구나 노동에 억압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이하게도 이 공동체 안에는 교육체제가 잘 갖추어진 듯 했다. 유치원부터 계절에 운영되는 전문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 시스템을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교육이 끝나면 마을의 여러 곳에서 일을 한다. 상점, 논과 밭 그리고 공동체 등지의 여러 시설에서 각자의 주어진 일을 하는 듯했다. 이곳은 병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현대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온갖 병을 얻게 된 사람들이 찾아오면 병을 치유해주고 있었는데 대체의학과 자연의학을 공부한 나로썬 좋은 현장을 우연치 않게 보게 된 장면이기도 하다. 주로 채식을 하고 약초 다린 물과 족욕, 훈증 요법과 가벼운 운동 그리고 스님의 말씀을 듣고 지내고 있었다. 마을 속에서 자라고 의대를 졸업한 후에는 공동체 마을 의사로 일하면서 공동체에서 치료를 하면서 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두 번째 교육적 영감을 받았던 곳은 인팽 공동체였다. 인팽 공동체는 태국 동북부 푸판 지역의 5개 주에 걸쳐 있는 네트워크 방식의 공동체였다. 이 공동체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주민들의 삶이 파괴됨. 이후 “지역은 생활이다.”, “지역의 주민은 힘이 된다.”, “서로 힘을 합쳐 일한다.”, “지역주민을 위해서 노력한다.” 등 네 가지 모토로  경제 공동체 유지하면서 지역 금융기관 및 교육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공동체도 역시 약초를 이용한 의약품을 팔기도 하고 재배하고 있었다. 공동체의 마을 회장님과 지역 사람들의 현황을 나누는 시간이 끝나고 저녁 만찬을 답사팀과 하였는데 마을 의식에 함께 참여하는 다소 생소하고 흥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그들이 방문객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실을 묶어주는 모습은 아직도 신비로움과 무척이나 인상 깊은 장면이기도 했다. 서로 서로 실을 묶어주고 기도하고 기원하는 모습 속에 우리 내 마을 공동체 속에 있었던 토속 신앙이 떠올리는 대목이었다. 이 날 행사에 마을 주민들도 참여하였다. 무엇인가 좋은 마음으로 타자를 위한 염원하는 마음, 기도하고 바라는 마음은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신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공동체 마을을 타방하면서 문득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여사가 쓴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떠올랐다. 오래된 미래에 기대어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꼼꼼히 기록학고 현대 문명이 잃어버린 가치와 인류가 구해야할 삶의 질적인 전환점을 발견하게 된 느낌을 일부 이번 여행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가기 전에 올 초에 일본의 한 공동체를 탐방하면서 나 스스로 이미 모든 사고 과정과 세계관 등이 산업사회 즉 산업문화에 익숙한 나를 발견한 상태여서 다시 한 번 돈이 없이도 온전한 공동체가 인간을 정신적 풍요로움과 따듯함을 선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자연환경의 있는 그대로 살면서 자본의 화려함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땅과 사람들과 함께 노동하고, 일한 결과를 함께 나누고, 돈의 가치가 행복과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속공동체   인간 사회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다. 사람이 동물과는 달리인간으로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인간다운 삶의 가치와 규범, 방식들을 배움으로써, 즉,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였다. 세월호 사건의 아픔과 슬픔이 우리 뇌리 속에 박혀있는 교육 붕괴 현상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실존적 불안’(existential anxiety)에 떨고 있는 수많은  영혼들이 자기 생존을 위한 살기 충분한 전쟁터 같은 삶속에서 겪어야만 하는 피치 못 할 몸부림 속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영성담론과 영성교육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공동체 교육 중에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사회는 산업화에 따른 과도한 물질주의적 삶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내면적 가치에 대한 희구를 반영하고 영성은 사회 문화적 변동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포스트-물질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사회와 체제의 우위 속에서 온전히 대면하지 못 했던 자기-내면의 가치와 의미들에 대한 추구가 자기의 자존감, 인격, 고유성과 진정성, 삶의 의미와 가치, 회복적 치유 등과 깊이 연결되어 보다 더 심층적이며 폭넓은 ‘삶(life)’에 대한 통합적 영성교육이 학교 현장에도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짧은 여행 속에 만난 여행자들과 공동체 마을의 모든 사람 그리고 자연에 감사한다. 부디 이 공동체들이 오래 남아 있기를 기도하고 염원한다. 


세상 모든 것이 이와 같음을 깨달아라.
신기루이며 구름의 성이며 꿈이며 환영과 같다는 것을 깨달아라.
본질은 없이 겉으로 보이기만 한다는 것을 깨달아라.

세상 모든 것이 이와 같음을 깨달아라.
밝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이 호수에 들어가는 일이 없지만
맑은 물 위에 비춰지고 있음을 깨달아라.

세상 모든 것이 이와 같음을 깨달아라.
메아리는 음악과 소리와 울음 속에서 나오지만
메아리에는 선율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라.

세상 모든 것이 이와 같음을 깨달아라.
마술사는 말과 황소와 마차와 그 모든 환영을 만들지만
모든 것은 보이는 것과 같지 않음을 깨달아라.

-오래된 미래 겉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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